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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로렌츠 크라우제 ♥ 에쉔바흐 폰 바그너 - 벌칸의 기도문시나리오 백업 2020. 5. 13. 19:32
세션카드 제공 - 은회랑님
시발 또 울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에쉔 내가 널 사랑한다....
벌칸의 기도문눈이 내립니다.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이 폭설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확실한 사실은 당신이 이 겨울을 헤매는 중이라는 거고, 동행인은 없으며, 세상이 옛적에 멸망했다는 것이지요.꿈을 꾸면 나오는 지긋지긋한 세계 멸망에 관한 신파극. 놀랍게도 멸망의 주체는 당신이었으나, 지금의 당신은 그 시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존재라 봄이 무방합니다. 그러나 무슨 일에서인지 기억은 계승되었고…확실한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단지 당신은 지금 살아있습니다. 다시 태어나서. 다시 태어남으로.기억이 계승된다는 건 기억에서 비롯된 감정 또한 계승됨을 의미할까요.기억합니다. 칼을 들어 당신의 심장을 찌르라는 계시를 받은 거짓된 신의 사자.그의 일기. 그의 고해. 당신의 고해. 끔찍한 고백들.이제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과거의 일입니다. 한 세기쯤 지났을까요.갑자기 사색이 드는 이유는 푹푹 밟히는 눈을 건너 마주한 건물이 버려진 성당이어서일지도 모릅니다.아, 아마 오늘은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할 모양입니다.에쉔바흐:... 성당, 인가.(자연스럽게 옛 시대의 기억이 떠올랐다.)(그 때의 일은, 후회하지 않는다. 아니, 후회랄 것도 없었다.)에쉔바흐 는 단 한 번, 눈을 감았다 뜨며 성당 안으로 들어선다.성당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무수히 많은 색의 빛들.어쩐지 아주 아득한 과거, 이전의 삶의 기억이 흘러들어오면서도 기분이 그리 좋지만은 않습니다.아름다움의 현신이라 부름이 옳을 듯한 풍경 아래, 아,인기척이.제단 뒤 어둠이 깔린 곳에서부터 누군가의 발이 빛 가운데로 드러납니다.한 발자국. 그리고 또 한 발자국.천천히, 천천히 뒤섞인, 흐트러진 색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검은색 수도복.로렌츠 크라우제:....떨리는 눈동자와 수척한 낯.지독하리만치 익숙한 얼굴.그래요. 과거 당신의 심판자로 등장했던 바로 그 사람.잊을래야 결코 잊을 수 없는 그 사람.이,당신을 보고 조용히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내뱉는 한 마디.로렌츠 크라우제:...보고 싶었어.그리고 믿을 수 없는 한 마디.로렌츠 크라우제:.....단 한순간만,나를 사랑해줘.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요에쉔바흐:....당신, 인가요?로렌츠 크라우제 는 그 말에 눈물을 흘린채로 고개를 끄덕였다.에쉔바흐:(할 말을 잃고, 눈 앞의 이를 바라본다. 머릿속이 하얗게 물들어간다. 어떤 말을 꺼내야 할 지, 어떤 말을 내뱉어야 할 지 가늠할 수가 없다.)에쉔바흐 는 떨리는 입술을 꾹 다물고 로렌츠의 앞으로 성큼, 다가선다.로렌츠 크라우제 는 무릎을 꿇은채로 다가오는 너를 그저 바라보기만 하였다. 아련한 미소, 그 뿐이엇다.에쉔바흐:...왜, 이런 곳에 있는 겁니까?로렌츠 크라우제:....줄곧 기다렸어... 너를...너가 다시 와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그저... 이런 나를 증오한다면...사랑하면 되는거야...에쉔바흐 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로렌츠를 바라본다.로렌츠 크라우제:나를 사랑하면 돼... 그 뿐이야.......(이내 자리에 일어난다.)미안해... 많이 추울탠데.... 이런...말이나 하고..에쉔바흐:(그가 일어날 때 손을 뻗어 일어나는 걸 도우며, 다소 내려앉은 시선으로 그를 가만히 바라본다.)(언제인지도 모를, 그 머나먼 세월이 지났음에도 이 얼굴만은 사무치도록 잊혀지지 않았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다.)(자신이 아는 모든 성경구절을 읊어봐도, 그의 구원은 영영 자신이 알 수 없었다. 자신이 알 수 있었던 건 오직, 이기적인 자신의 구원을 가져온 사람.)(나를 망치러온, 나의 구원자.)(그게, 당신.)(로렌츠 크라우제.)로렌츠 크라우제:일단... 날이 추우니까... 방을 금방 댑혀올게...(머뭇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그 동안 여기..구경해도 괜찮아...에쉔바흐:... 그럴게요. (맞잡은 손을 한 번 더, 꽉 쥐었다가 이내 놓아주며 가볍게 눈인사를 한다.)로렌츠 크라우제 는 떠다지 말라는 듯 잠시 그를 보다가 이내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겼다.에쉔바흐:(하지만 그건 이전 생의 일이다. 그가 전의 일을 자신과 같이 생각할 지도, 자신을 원망하는지도 전혀 알 수 없다.)(결국 말은, 단어라는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다.)그가 자리를 비웠으니 주변을 좀 둘러볼까요?에쉔바흐:(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황량한 교회 안을 둘러보기로 한다.)버려진 성당 내부를 둘러보면 사람은 자신과 로렌츠밖에 없는 듯합니다. 썰렁한 성당 안은 아주 오래 전 그가 자신을 죽인 바로 그 성당과 비슷한 구조 같으나 조금 더 넓습니다.스테인드 글라스와 신도석, 고해방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에쉔바흐 는 가만히 스테인드 글라스를 올려다본다.스테인드 글라스는 프랑스 노트르담 성당의 장미창을 떠올리게끔 만드는 화려한 형식입니다. 비록 일부 바람에 의해 깨진 흔적이 있지만 테이프로 막힌 걸 보면 누군가의 관리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로렌츠일까요?에쉔바흐:(낡았지만 화려한 글라스에 무상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로렌츠는 계속 여기서 살아왔던 건가..?에쉔바흐 는 신도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 깨진 유리 조각 사이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그건 핏자국이 미약하게 남아있는 단도입니다. 무언가를 찌른 듯한 흔적이 남아있고…….(SAN 0/1)에쉔바흐:...SAN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누구를 찔렀던 걸까요. 로렌츠는 설마 사람을 죽였던 건가요? 불쾌함과 공포감 언저리가 어쩌면 당신을 음습할 수도 있겠습니다.에쉔바흐:(어쩐지 익숙한 느낌이 드는 단도다. 모양과 형태는 다를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사람이 죽었다는 것은 꺼림칙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겠지.)장의자들은 이미 망가지거나 쿠션이 파지거나 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한 때는 이곳에서 많은 이들이 앉아 미사를 올렸겠지요. 그들은 세계의 존속을 기도했을까요.기도했다면 세상은 어째서 이렇게 됐을까요. 물론 당신은 어렴풋한 이유를 압니다. 당신이 바로 세계를 멸망시키는 주체 그 자체였으니까요.에쉔바흐:(정말 이 세계와도 닮은 성당이군.)(분명 내 희생으로서, 세상은 다시 평온해질 것이라 생각했었다.)(신도석에 뭔가 더 발견할 수 있는건 없을까?)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의자 위에 널부러진 종이 조각들을 발견합니다.에쉔바흐 는 종이 조각을 주워, 뭐라고 쓰여 있는지 확인한다.종이들은 모두 알 수 없는 언어들로 이루어져 있어 이해가 불가하나 똑똑하게, 당신이 읽을 수 있는 한 가지 단어가 또박또박 적혀 있습니다.[ 사랑 ]명실상부 로렌츠의 글씨체입니다.에쉔바흐:교육 기준치: 85/42/17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음. 무슨 뜻일까.알수는 없었지만 대체 이유가 무엇일까요? 뭘 위해 로렌츠는 사랑을 논하게 된 것인가요?아, 그가 애정을 고한 적이 있긴 합니다. 당신은 성당의 이 익숙한 전경이 무엇을 연상시키는지 압니다.에쉔바흐:... 나를 사랑해달라고.여기 오자마자 그랬었지.이제 신도석에 눈에 띌만한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에쉔바흐 는 이제 마지막 남은 고해소로 발걸음을 옮긴다.한 때 당신이 들렸던 고해실을 떠올리게끔 만드는 장소입니다.고해방에 도착하면 휴게실 문을 열고 나오는 로렌츠가 당신을 보고 복잡한 표정을 짓습니다.어쩌면 지긋지긋할수도 있겠습니다. 그는 언제나 당신에 대해 복잡하게 굽니다.그러면서 그 무엇도 알려주지 않죠…….로렌츠 크라우제 는 그저 가만히 너를 바라보고만 있다.에쉔바흐:... 신부님, 이라고 불러야 할까요?로렌츠 크라우제:....마음대로 불러줘.아, 뭐 먹고싶은건 있어? 목은 마르지 않고?에쉔바흐:눈을 헤치고 오다보니, 목이 좀 마른것 같네요. 차 한잔 얻어마실 수 있을까요?로렌츠 크라우제:응...그럴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어디론가를 향하였다.)에쉔바흐:(그가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다가, 잠깐 고해소를 둘러보기로 한다.)고해방 안쪽의 벽면과 의자는 거의 허물어진 상태입니다. 탁자처럼 튀어나온 나무 판자 위에는 아슬하게 성경책이 놓여 있습니다.에쉔바흐 떨어트리지 않고 성경책을 잡을 수 있을지 발 끝을 올려 손을 뻗어본다.다행이게도 손쉽게 잡힙니다.에쉔바흐:(성경책을 펼쳐보기로 한다. 그러고보면, 성경을 본 지도 꽤나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다.)성경책을 살피면 군데군데 듬성듬성 빠진 페이지들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찢긴 것 같습니다.에쉔바흐: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특정 부분에는 형광펜까지 쳐져 있습니다. 다음 두 문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 요한복음 3 장 16 절 ][ 사랑은 죽음과 같이 강하고 – 아가서 8 장 6 절 ]사랑, 사랑, 사랑, 사랑…….도대체 그놈의 사랑이 무엇이라고.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입니다.이 문장에 체크해둔 이는 로렌츠일까요? 왜 그랬을까요. 그는 진짜 신부도 아니거늘…….에쉔바흐:(이제와서 다시 신부놀음을 하기엔, 그럴 의미조차 사라져버렸을텐데. 그의 진짜 모습을 숨기면서까지, 제 앞에서 신부행색을 해야만 했던 그를 싫어할 순 없었다.)(기존의 인생에서, 유일한 믿음은 처음부터 그릇된 것이었지만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었던 진실이기도 했다.)(사랑, 사랑...)(사기꾼도 사랑을 하나?)(그 감정이 들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이 기억이, 이 감정이 안에 싹을 틔워 꽃이 만개했을 무렵부터 그에 대해 생각해볼 수밖에 없었다.)에쉔바흐:(하지만 이 기억들이 진실이라면, 무엇보다도…)(나와 그의 감정만큼은, 그것 만큼은 오롯이 선 진실의 탑이었다.)모든 조사가 끝나고 나면 밤이 찾아옵니다. 이 밤은 더더욱 폭설이 심하게 내립니다. 폭풍우를 동반할지도 모르겠 습니다. 바깥에 나가기는 글렀죠.로렌츠 크라우제 는 어느샌가 휴게실에서 나와 너에게 다가왔다.로렌츠 크라우제:구경은 잘 했...어?에쉔바흐:(창밖을 보니 심상치 않다. 여기 갇혀버렸군.)아.. 네.오늘은 여기서 묵어야겠네요. 괜찮을까요?로렌츠 크라우제 는 고개를 끄덕이며 살며시 웃었다.로렌츠 크라우제:이쪽으로 와. (너를 휴게실로 안내했다.)에쉔바흐 는 조용히 그를 따라 휴게실로 들어갔다.성당 내부가 극악하게 추워졌기에, 난로가 있는 휴게실에서 밖에 홀로 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휴게실 안은 조악하지만 나름 사람이 살 만한 모양새가 구축된 상태입니다. 오랫동안 쓴 듯한 매트리스 위에는 허름한 이불과 베개가 놓여 있습니다.로렌츠 크라우제:이 곳은 마음대로 이용해도 괜찮아. 이 메트리스도..내가 쓰던거지만...누추해도 이해해줘.에쉔바흐:그럼 당신은?로렌츠 크라우제:나는 안자도 딱히 상관은 없으니까.에쉔바흐:....그건 제가 당신의 자리를 빼앗는거나 마찬가지잖아요.그런건 안 됩니다.로렌츠 크라우제:그래도 너가 밖에서 자는 건 안돼. (이만큼은 조금은 단호한 말투였다.)에쉔바흐:...하지만..로렌츠 크라우제:....너니까. 이렇게 해주는거야. (살며시 웃었다.)에쉔바흐:이번 생에서 마저 내가 이기적인 사람이 되도록 만들 셈이에요? (희미하게 웃지만, 그 말에는 가시가 박혀있다.)로렌츠 크라우제:....그런 이기적인 너라도 괜찮으니.그렇게 있어줘.....식사를 준비했어.식기 전에 어서 먹어.로렌츠가 준비한 음식은 간단한 캔스프와 통조림입니다. 그리고 따뜻한 차까지. 배를 채우기에는 적당한 식단.에쉔바흐:(작게 한숨을 쉬며, 의자에 앉았다.)로렌츠 크라우제 는 너의 맞은편에 앉아 살며시 웃었다. 어서 식사를 하라는 듯이.에쉔바흐:...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최대한 덤덤하게 말을 하려고 하지만, 목에 응어리가 껴서, 목소리가 흐려진다.)로렌츠 크라우제:이 곳에서 줄곳 홀로 지냈어. 사람은 아무도 들이지 않고.에쉔바흐:(차를 얼른 한 입 삼키다가, 혀가 데었는지 입을 우물거리고는, 아무 일도 없는 척 한다.)... 그래요.로렌츠 크라우제 는 무언가 문제가 있어보이는 듯 걱정스레 기웃거리다가 다시금 가만히 너를 보고만 있다.에쉔바흐:사람이 그립진 않았어요?로렌츠 크라우제 는 너의 말에 희미하게 웃었다.로렌츠 크라우제:그립지 않던건 아니었어.하지만... 만나선 안됐지.에쉔바흐:...?(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듯, 식사를 멈추고 로렌츠를 바라본다.)로렌츠 크라우제:아, 신경쓰지 않아도 돼.그저... 사람을 들이고 싶지 않았을 수도...있으니까.로렌츠 크라우제 는 자신의 팔을 쓸었다.에쉔바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로렌츠 크라우제 는 너의 말에 그저 씁쓸하게 웃었다.로렌츠 크라우제:글쎄, 문제라면...문제일 수도 있겠지.아, 여기에 창고가 있어. 무엇이든 가져가도 괜찮아.에쉔바흐:...당신은 항상, 진실을 숨기려고만 드는군요.로렌츠 크라우제 는 너의 말에 웃음끼를 감추고 살짝 풀이 죽은 채로 너를 보았다.에쉔바흐:난 항상 당신의 진심이 알고 싶었어요.그 전에도, 그 때에도.로렌츠 크라우제:....에쉔바흐:지금의 나는, 그래요. 다른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이라 할 수 있겠지만.그 때의 에쉔바흐 폰 바그너라는 군인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믿는 신의 사자가 있었습니다. 그 사자가 자기를 믿는지 안 믿는지는 알 수 없었더라도.그 사람은, 그저 처음엔 책을 빌리는 사이에 불과했지만...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전쟁에서 돌아와, 모든 이들의 시선과 수군거림에도 개의치 않고..홀로 그 모든 것을 감내해야 했던 그를, 유일하게 동정의 시선으로, 역겨움과 악의의 시선으로 보지 않고 동등한 사람으로서 대해줬던 사람이니까,신의 사자이니까..그래서 그는, 믿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로렌츠 크라우제:......로렌츠 크라우제 는 눈물 한방울을 툭 떨궜다.에쉔바흐:하지만 말할 수 없었어요.그 관계가 깨지면, 그 사람은... 이제 세상에서 정말 외톨이가 되고 마니까.자신을 사람으로서, 세상에 살아가는 존재로서... 그 존재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면어느 누굴 믿을 수 있겠느냐고.로렌츠 크라우제 는 그저 아무런 말도 못하고 가만히 너를 보기만 합니다.로렌츠 크라우제:...내가.내가 너에게 있어 그런 사람이었을 줄은상상도 못했지.에쉔바흐:그 때의 에쉔바흐는 무엇이든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었어요.(하지만 세상에서 유일하게 포기하지 못한 건 당신이라고, 그랬었다고... 그 한 마디를, 그 한 문장을 입에 담지 못한다.)(말의 무게가 더없이 무겁게 느껴진다.)(혀가 천근만근처럼 무겁다, 당신에게 지금껏 내뱉어온 것들은, 이전의 에쉔바흐가 생각했던 것들이었다.)(하지만, ... 그 말 이후는 지금 자신의 것이었다.)(그게 그 때의 감정에 휩쓸린 건지, 아니면 지금 자신의 것인지 불명확하다.)에쉔바흐:(여전히 당신은 내게 소중한 사람이라고,)(여전히 이 세상의 유일한 사람이라고)(쉽게 말할 수 있을 리가 없다.)로렌츠 크라우제:그래, 너는 삶을 포기하면서까지도... 이 세계를 살리려 했지.잘 알고 있어... 너의 그 고통을...그래서 난 고뇌했던거야.큰 짐을 지고 있던건... 내가 아닌 너였으니까.그런 너에게... 그런 마음이 든것도...그랬고...로렌츠 크라우제 는 평소와는 다르게 말을 조금씩 더듬고 있었다.로렌츠 크라우제:그래서 난 이곳에서 너가 다시 오기만을 기다렸어.언젠간...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기도했어.난 더 이상 신부가 아니지만...그 때만큼은... 다시 신부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졌었지.그 때는 차마 연기였을지언정... 거기에 진심으로 대했던 이를 기다리면서까지 말이야.밤이 깊어질 수록 이 성당의, 이 휴게실의 온도가 너무 따뜻합니다.아늑하고…….에쉔바흐:정신 기준치: 85/42/17 굴림: 8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퍼뜩 과거 자신의 목을 조르던 로렌츠를 떠올립니다. 자신의 몸에 칼을 찔러넣는 그와 성당 깨진 스테인드 글라스 아래 떨어진 칼이 겹쳐 보입니다.사랑할 수 있을까요?과연 그게,사랑할 수 있는 상황이었나요?알지 못합니다. 모든 환경은 복잡하게 굴러갈 뿐입니다.에쉔바흐:(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불에 그을려 숨을 쉴 수가 없던,)(그 끔찍한 고통들이 비수가 되어 꽂힌다.)(그 고통을 사랑할 수 있는 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하지만 그건, 그건...)(내 죄의 대가였을 뿐.)(로렌츠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에쉔바흐:(고통을 되새김질 해봐도, 얻을 수 있는 결론은 그것 뿐이다.)(당신을 원망하려거든, 그 저주의 핏줄을 먼저 원망해야 했다. 나도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던 것은 아니었고, 당신도 그리 하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닐텐데.)(세상에 복수를 하려거든 진작에 했을 것이었다. 할 수 있었다면.)(하지만 나는 내 목숨을 포기했다. 당신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것이 옳은 일이었고..)(당신을 조금이라도 더 살려두고 싶었다. 이 비루한 세상에서, 당신은 조금이라도 죄의 길에서 벗어나 살았으면 했다.)(그게, 그것이 에쉔바흐 폰 바그너라는 사람이 생각하던 마지막 감정이었다.)로렌츠 크라우제:....있지.넌 세상을 구할 기회가 온다면 어떻게 할거야?에쉔바흐:... 전에 한 번 세상을 구한 적은 있었는데,(그 말을 하며 피식 웃는다)로렌츠 크라우제:그래...그랬지.너는 그 일을 하면서도 그랬고. 그 때도 그랬지...에쉔바흐:내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둘 씩 죽어갈 때에도, 문제를 깨닫지 못했던 악마가.세상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받는다면, 적어도 고려는 해봐야죠.로렌츠 크라우제:....걱정하지마.넌 지금 마녀가 아니니까.에쉔바흐:... 당신이 전에 내게 들려줬던 성경 구절을 기억 하나요?우리가 소망으로 구원을 얻었으매 보이는 소망이 소망이 아니니 보는 것을 누가 바라리요만일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바라면 참음으로 기다릴지니라로렌츠 크라우제 는 가만히 너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기만 하였다.로렌츠 크라우제:...아..그래...그 때 너는...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라고 말했지.그것 까지 기억할 줄은 몰랐는데. (살풋 웃고)에쉔바흐:그러니, 말해봐요.그 기회라는 거.로렌츠 크라우제:...좁은 문으로 들어가거라. 멸망에 이르는 문은 크고 길도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사람이 많고...마태복음 7장 13절...너에게 있어... 조금은 힘겨운 일일지도 몰라.나에게서 그런 감정을 갖고 있다면 더욱 말이야.에쉔바흐:바른 길로 행하는 자는 걸음이 평안하려니와 굽은 길로 행하는 자는 드러나리라..로렌츠 크라우제:...로렌츠 크라우제 는 너의 말에 그저 살풋 웃었다.로렌츠 크라우제:.... 이제 내가 새로운 계명을 너희에게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복음 13장 34절.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여기까지야.시간이 지나 식사가 끝나고 두 사람은 잠에 듭니다.로렌츠 크라우제:그럼.... 내일 봐. (미소를 짓고는 휴게실의 문을 닫고 나갔다.)에쉔바흐 는 이불을 올려 덮으며 떠나가는 뒷모습에 손을 흔든다.쉘터까지 앞으로 일주일 정도의 거리였던가요. 내일 아침은 눈이 그쳤을까요?그친다면 떠날 건가요?……밤이 무르익습니다.에쉔바흐: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 눈이 어둡다.)(어둠에 익숙해지지 않아 잘 보이지 않는다.)오늘 하루는 꽤나 피곤했죠. 이해할만 합니다.당신은 이내 눈을 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슬슬 잠이 듭니다.창밖은 어느 새 눈이 그친 상태입니다. 웬일로 세상이 깨끗합니다.오늘이야말로 쉘터로 출발하기에 적합한 날씨네요.가야 옳지 않을까요. 성당은 이 재앙을 더는 버티지 못할 겁니다.내일 당장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모든 건 온전히 당신의 선택이죠. 떠나느냐, 남느냐.에쉔바흐:(오늘이 아니면 떠나지 못할 지도 모른다.)(하지만.. 내가 여기 오게 된 것도, 신의 인도였으리라.)(하지만, 이곳은 이제.. 고립될 가능성도 크다.)에쉔바흐 는 로렌스가 깨어났는지 확인한다.이상합니다. 로렌츠는 그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어째서일까요?에쉔바흐:...?(그가 나를 버리고 떠났을 것 같진 않지만, 어디로 갔는진 알 수가 없다.)에쉔바흐 는 성당 바깥으로 나가, 발자국이 있는지 확인한다.성당 문을 열고 나갔지만 발자국 한개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에쉔바흐:...?어디로 증발이라도 한 건가?어떻게 할건가요? 당신은 그래도 여기에 남나요? 아니면 떠나나요?에쉔바흐:(해가 중턱에 다다를 때까지 기다려 보기로 한다.)해가 중턱에 이를 무렵, 로렌츠는 나타나 복잡한 듯한 얼굴을 한 채 당신과 마주합니다.로렌츠 크라우제:...아직 안떠났구나.어쩐지 안도하는 듯한 말투였습니다.에쉔바흐:어디 있었던 거에요?로렌츠 크라우제:잠시 일을 처리하느라... 찾았던거야?에쉔바흐:네,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서.로렌츠 크라우제:...무슨 말을..순간입니다. 노크 소리가 들린 건.굳게 닫힌 성당의 입구에서 분명히, 똑똑하게 들린 것은 노크였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두어 번의 소음.로렌츠 크라우제:.....그러나 로렌츠를 보면, 그는 마치 자동으로 몸을 딱 굳히고 있습니다.결코 인간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듯이.에쉔바흐:....로렌츠, 혹시 사람을 ... 꺼리는 거라면, 잠깐 휴게실에 들어가 있어요. 내가 손님을 맞이할 테니.로렌츠 크라우제:.... 그 문을 열어선 안돼.에쉔바흐:... 왜죠?로렌츠 크라우제:결코 성당 안에 들여선 안돼...그 순간에도 노크 소리와 함께 음성은 계속 들립니다.어린아이: 아무도 없으신가요 ? 문이 잠겨 있어서요 . 발자국이 여기 나 있는데 ……에쉔바흐:하지만 이 혹한에...로렌츠 크라우제:....앳된 음성은 그리 장성한 사람 같진 않습니다. 애절한 목소리가 계속 울려퍼집니다.어린아이: 먹을 게 없어요. 혹시 저희 좀 도와줄 수 없으신가요?로렌츠는 더더욱 고통스러운 낯을 짓습니다.에쉔바흐:....(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바깥 상황을 한 번 확인해보고 싶다. 창문이라도 없을까?)눈에 덜 덮혀진 창문이 있습니다. 살펴 보시겠나요?에쉔바흐:(살펴본다.)어린 여자아이와 몇몇 아이들이 문 앞에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로렌츠 크라우제:....그 아이들을 구하고 싶어?에쉔바흐:... 하지만 당신의 식량은 제 것이 아니고, 나도 여행자인 터라..로렌츠 크라우제:....에쉔바흐:내가 원한다고, 당신의 것을 빼앗을 순 없겠죠.로렌츠 크라우제:....일단 물자를 조금 나눠주는 것 정도는 괜찮아. 창고를 안내해줄게.에쉔바흐:...로렌츠, 사실..난 아까 전까진 당신에게 이 곳을 빠져나가 쉘터로 함께 가자는 말을 하려던 참이었습니다.로렌츠 크라우제:....에쉔바흐:하지만 당신이.. 그렇게도 인간을 싫어한다면........ 나는 어째서 괜찮은겁니까?그리고, ... 그렇다고 해도,당신에게 같이 가자고 해도 괜찮을 진 모르겠네요.로렌츠 크라우제:.....로렌츠 크라우제 는 그저 아무런 말도 못하고 안내하겠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걸음을 옮깁니다.에쉔바흐:....에쉔바흐 는 조용히 그를 따라간다.물자 창고로 향하면 아직까진 충분한 물자들이 몇 남아있습니다.에쉔바흐: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작은 가방을 발견합니다. 마치 금방이라도 떠날 사람이 모아두었을 법한 물건들이 알차게 담겨 있습니다.구급 상자 키트, 통조림 몇 개와 핫팩………혹시 그가 스스로가 떠나기 위해 채워둔 걸까요? 이게 왜 여기 있을까요?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 가방이야말로 바깥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하기 딱 좋은 물건이라는 것입니다.에쉔바흐:......에쉔바흐 는 냉큼 그 가방을 들고 성큼성큼 문으로 간다.문득 물자 창고 내부 이질감이 든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특정 벽면이 이상하리만치 상자로 쌓여 가려져 있네요.당신은 살펴보나요?에쉔바흐:(문득 이질감을 느끼고, 살펴보기로 한다.)근력 기준치: 55/27/11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상자들을 옮기니 드러난 벽면에는 기이한 광경이 담긴 상태입니다.1, 2, 3, 4, 5, 6, 7, 8, 9, 10. 실패, 실패, 실패, 실패, 실패.SAN (1/1d2)에쉔바흐:SAN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침착하게 생각해본다.)숫자들이 어쩐지 날짜를 의미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빼곡한 숫자들은 일 년, 이 년, 아니 십 년 그 이상을 의미하는 듯도 싶습니다.그렇다면 실패는? 실패는 도대체 뭘 뜻하는 걸까요?문득 가장 진하고도 깊게 적힌 문장이 보입니다.[ 오로지 사랑만이 재앙을 끝내리라 ]에쉔바흐:(조용히 로렌츠를 돌아본다.)로렌츠는 이미 창고에 나간 것 같습니다.에쉔바흐 는 묵묵히 가방을 들고 성당 문쪽으로 간다.에쉔바흐:(아직 애들의 소리가 들릴까?)물건을 들고 돌아가면 이상하게도, 로렌츠는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바깥에는 아직도 서성이는 소리가 들리는 모양입니다.에쉔바흐 는 문을 열기 전에 잠깐 생각을 다시 해본다.에쉔바흐:(로렌츠는 이 세상 사람인가?)(그의 행동은 기묘하기 짝이 없다. 그는 정말 살아있는 사람인가? 하지만 분명 체온도, 숨도 쉬는 사람인 것 같았다.)(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이 물건은, ... 그가 가지고 나가려던 것은 아닐 것이다.)(분명 내가 떠날 때 주려던 것이겠지.)이 문을 열면, 안 된다고 했었지.당신은 어떻게 하시나요?에쉔바흐:(창문을 여는 건 관계 없을까?)창문은 추위에 뻑뻑해서 잘 열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에쉔바흐:근력 기준치: 55/27/11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뻑뻑한 창문을 엽니다!에쉔바흐:(힘겹게 창문을 열어젖히고, 이내 소리를 친다.)이 쪽으로 와!아이들은 그 부름에 쫄래쫄래 창문으로 모여듭니다.에쉔바흐:(그리고 애들이 오는 걸 보지도 않고 가방에 있는걸 바깥의 눈에 우루루 쏟아내고, 다시 창문을 닫는다.)아이들은 시끌벅적하고 뒤적뒤적 무언가를 줍는 소리와 함께 얼른 가자! 라는 말을 하고는 이내 뽀득뽀득 소리를 내며 발소리가 멀어져갑니다.에쉔바흐:(창문에서 내려와 텅 빈 가방을 들고 성당 한 가운데 가만히 서서, 로렌츠를 기다린다.)그렇다면 KPC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당최 알 수가 없습니다.에쉔바흐: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이 성당이 2층으로 되어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현재 개방되어 있음도요.에쉔바흐 는 2층으로 올라간다.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예배당 2층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통로 쪽에 작은 문이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문이 아주 살짝 열린 상태, 빛이 미미하게 흘러나옵니다.에쉔바흐:(문을 열기 전에, 먼저 안을 슬쩍 본다.)방 안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지만 안에 빼곡하게 쌓인 책들이 존재하는 걸로 보입니다.에쉔바흐:(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주변을 둘러보니 역시나 책이 상당히 많습니다. 몇 년, 몇 십 년동안 쌓였다고 말하지 않고서는 납득이 안 될 개수.에쉔바흐:(책 더미에서 뭔가 알 수 있는게 있을지 찾아보기로 했다.)아무 책이나 살펴보면, 대체로 라틴어로 적혀있음을 깨닫습니다.에쉔바흐:라틴어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오늘따라 안 읽혀지네요. 왜일까요.에쉔바흐:(라틴어라는 건 알지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책을 덮기 직전, 유일하게 알아볼 만한 마지막 모국어로 된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인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 무엇도 끝나지 않음을 ]에쉔바흐: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책상을 보면 닫힌 서랍장에서 양피지 귀퉁이가 삐죽 튀어나와 있습니다.에쉔바흐:(서랍장을 열어보려 한다.)서랍장을 열 순 없지만 잘 하면 양피지를 빼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에쉔바흐:(조심스럽게 양피지를 당겨서 빼내려 한다.)근력 기준치: 55/27/11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찢어진 양피지 일부를 획득합니다.[ 때로는 죽음이 칼이 아닌 다른 것에서부터 비롯되길 마련이다 . ]무엇으로부터?[ 끝을 내야 모든 것이 되돌아올 것임을 안다. 때로는 죽음이 칼이 아닌 다른 것에서부터 비롯되길 마련이다 . ]에쉔바흐:끝?문득 저 바깥에서부터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복도의 끝에서 서성이는 소리.에쉔바흐:(양피지를 구겨서 주머니 안에 넣는다.)당신은 이제 방에서 나오시나요?에쉔바흐:(좀 더 둘러볼 것이 있을까?)책들이 너무 복잡하게 쌓여있어 더 둘러볼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에쉔바흐:(방 밖으로 나간다.)방에서 나오면 복도의 끝에 로렌츠가 등지고 서있습니다.바깥에는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그 풍경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영 모를 만한 뒷모습입니다.에쉔바흐:....아주 고요하게 침잠하여, 다시는 나오지 못할 심해 속에 혼자 갇힌 것처럼.가만 당신이 지켜보고 있노라면 시선을 느낀 것인지 고개를 돌리지 않은 로렌츠가 묻습니다.로렌츠 크라우제:...멸망을 끝내고 싶어?그리고 돌아보는 모습.어둠 가운데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과하는 오색의 찬란한 빛이 반사된 얼굴.마치 악마 같기도, 어떻게는 천사 같기도 한 풍경.당신이 바란다 하든, 바란다 하지 않든. 로렌츠는 가만 말합니다.로렌츠 크라우제:나는 끝내고 싶어.이어지는 물음.로렌츠 크라우제:...이젠 날 사랑해주지 않을래?....그저 내가 또 헛소리를 했어..못 들은 걸로 해줄래.에쉔바흐:(말은 하지 않고, 똑바로 그의 눈을 응시한다.)(붉은 눈동자는 오직 로렌츠만을 담고 있다. 그 곧은 시선은 흔들림이 없다.)로렌츠 크라우제:....로렌츠 크라우제 는 너를 가만히 보지 못하고 이내 발걸음을 옮겨 사라져버렸습니다.에쉔바흐:(그의 팔을 붙잡으려 해본다.)로렌츠 크라우제 는 팔이 붙잡히자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너를 보았다.에쉔바흐:(그의 품에 쥐고 있던 텅 빈 가방을 안겨준다.)로렌츠 크라우제 는 텅 빈 가방을 손에 쥔 것을 가만히 보다가 설마 하는 눈빛으로 너를 보다가 이내 잡힌 팔을 뿌리치고 도망치듯 발걸음을 옮겼다.에쉔바흐:....(그가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에쉔바흐 는 도망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우두커니 서 있었다.에쉔바흐:(다시금 눈이 내려, 이미 떠날 수는 없게 되었다.)(그럼에도 그는 대화를 거부하고, 도망치기만 했다. 자신은 이미 결정을 내렸다.)저녁시간이 되어 휴게실에 도착하니 당신의 몫의 음식만이 놓여져 있을 뿐이었다.에쉔바흐:....(식탁에 앉는 것을 거부하고, 매트리스에 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며 쓸어내린다.)그렇게 밤은 또 다시 깊어져만 갑니다...휴게실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니 성당 내부에 오르간 소리가 울려퍼집니다.그러고보니 조금 망가진 오르간이 있었던가요? 이곳에는 당신과 그밖에 없으니 누가 연주 중인지는 너무나 분명합니다.에쉔바흐:(간 밤에는 쉽사리 잠에 들지 못했다.)(그 오르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천천히 발걸음을 그 쪽으로 옮겼다.)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걸음을 옮기던 도중 테이블 위에 반으로 접힌 종이를 발견합니다.에쉔바흐:(종이를 집어들고 찬찬히 읽어본다.)종이를 펼치면 그곳엔 빼곡하게 적힌 ‘멸망을 끝내는 법’이 나와 있습니다.이그의 저주.저주의 걸린 사람들의 목록이 하나, 하나.죽은 이들의 이름에는 줄이 쳐져 있습니다. 글씨체는 너무나 분명하게도 로렌츠의 것입니다.마지막으로 적혀있는 것은 하나.에쉔바흐 폰 바그너.그리고 그 아래에,하나 더.로렌츠 크라우제.에쉔바흐:...............(긴 침묵에 잠긴다.)찰나에 떠오르는 것은 무수히 많은 죽음의 방법이 적혀 있던 종이.일 년 내지 십 년 그 이상의 시간이 기록되어 있던 벽.무수히 많은 죽음의 방법은 본인에게 행한 일이었던 걸까요?그래, 로렌츠에게 부여된 것은 어쩌면 영생일까…….SAN (1d2/1d4+1)에쉔바흐:SAN Roll 기준치: 84/42/16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rolling 1d2=()22그것이 곧 종말이 되리라.멸망의 종결이 되리라.다시 만났을 때 그가 무어라 말했었죠. 보고 싶었어.단 한 순간만 나를 사랑해줘.이어 눈에 들어온 것은 가장 마지막 부분에 적힌 한 문장입니다.[ 가장 큰 죄를 짓고 만 대상자에게 받는 사랑이 영생을 끝내리라 ]에쉔바흐:거짓말이지..... 이런거, 믿겠냐고.(종이를 숨길 생각도 없이, 손에 든 채 오르간 쪽으로 가서 로렌츠의 뒤에 선다.)예배당으로 나가면 역시나 오르간을 연주하는 로렌츠가 있습니다. 서툴고 떨리는 손으로 하나 하나 건반을 누릅니다.대놓고 보라는 듯이 놓여있던 그 종이. 필경 이 모든 사태를 고하고자 하는 로렌츠의 고의였을 것입니다.당신이 그에게 다가가면 그는 그제야 당신을 돌아봅니다.웃던가요. 웃고 있던가요.로렌츠 크라우제:이젠... 나를 사랑해줄 수 있어?사랑한다고 말해줄 수 있어?한 때 당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한 때 당신을, 죽였던 사람.말해봐요, 에쉔바흐.사랑할 수 있나요?사랑할 수 있겠나요?에쉔바흐:(종이를 구겨 그의 가슴팍에 던진다.)로렌츠 크라우제:....에쉔바흐:당신은,... 로렌츠 크라우제 당신은...죽고 싶은 겁니까?로렌츠 크라우제:그걸 봤으면서 그런 얘기를 해?...(조금은 슬픈듯한 말투였다.)에쉔바흐:난...그래난 종말을 끝내고 싶어.당신의 종말을, 끝내고 싶어.로렌츠 크라우제:....(각오가 되었다는 듯 미소를 건넸다.)에쉔바흐:당신의 고통을 끝내고 싶어.하지만, ... 그 전에 묻고 싶은게 있어요.로렌츠 크라우제:...말해줘.에쉔바흐:당신이 원하는 건,당신의 죽음 인거야,나의 사랑 인거야?로렌츠 크라우제 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너를 보다가 눈을 접어 웃었다.로렌츠 크라우제:난.이 세상에 다시 피어날 봄을 원해.또 한,내 마음 속에 피어날 봄도.그러니, 이젠 말해줄 수 있지?에쉔바흐:(숨이, 무겁다.)(지금은 실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 속에 파묻혀 숨을 쉴 수 없는 것만 같다.)(당신의 봄은… 나의 겨울이 될 것이다.)(재앙을 가져오는 뱀의 아들이, 신의 사자의 구원이 될 수 있단 말인가?)에쉔바흐 는 떨리는 숨을 내뱉는다.로렌츠 크라우제:에쉔바흐.에쉔바흐:(입 안에 담겼던 뜨거운, 흰 숨이 흩어진다.)로렌츠 크라우제:너는 이제 뱀의 자식이 아니야.걱정하지마.다만, 이 저주를 풀 수 있는건너 밖에 없어서야.에쉔바흐:당신이 죽으면..난 또 세상에 혼자 남겨질텐데.로렌츠 크라우제:....에쉔바흐:당신은... 날 또 혼자 남겨두려 하는군요.하지만 그 전에도, 나도 이기적이었으니 당신을 탓할 수만은 없겠지만.에쉔바흐 는 그의 가까이로 다가가, 양 볼을 어루만지듯 붙잡는다.로렌츠 크라우제 는 오르간 의자에서 떼지를 않은 채 너를 마주보며 미소를 지었다.에쉔바흐:너는, 밤에 찾아오는 공포와 낮에 날아드는 화살과, 어두울 때 퍼지는 전염병과, 밝을 때 닥쳐오는 재앙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한 번만,내가 ...내가 말하기 전에 한 번만,말해주세요.당신의 .. 입으로.로렌츠 크라우제:....그 때에 인자의 징조가 하늘에서 보이겠고 그 때에 땅의 모든 족속들이 통곡하며 그들이 인자가 구름을 타고 능력과 큰 영광으로 오는 것을 보리라 마태복음 24절 30장.나는, 너를...아주 많이 사랑해.에쉔바흐:(물기 어린 눈가가 붉어진다.)로렌츠 크라우제 는 손을 뻗어 너의 눈가를 어루만져 주었다.에쉔바흐:(당신을 향한 신뢰가, 그 감정이, 어떤 것이라고 정의를 내릴 수는 없었다.)(어떤 단어로도, 그것을 정의할 수는 없었다.)(당신은...)(당신은 나의 유일한 구원자였다.)(구원자 였고, 구원자 였으며, 구원자 이다.)(그리고...)에쉔바흐:(구원자 일, 것이다.)에쉔바흐 는 고개를 숙여 이마를 맞대고는, 아주 작게 속삭인다.에쉔바흐 의 말이, 목이 매여 잠긴 그 낮은 웅얼거림에 가까운 한숨이 되어 로렌츠의 입 안으로 흘러들어간다.에쉔바흐:"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당신을 사랑해.말하고 말았습니다. 사랑해.말하고 만 것입니다. 사랑해.기어이 허락되지 못한 언어를 내뱉습니다. 그 안에 담긴 것이 진정 ‘사랑’인지, ‘동정’인지는 모릅니다.그러나 당신은 말했습니다. 사랑한다고사랑하고 말았다고 인정 하였습니다.도무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입니까? 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입니까? 신이 있다면 누군가는 대답해줄 난제와 의문입니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너무나,너무나 행복해보이는 로렌츠.로렌츠 크라우제:겨울은 끝날거야. 너로 인해.겨울이 끝날거야. 비로소 너로 인해....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에쉔바흐:당신의...(말을 하다가 멈추고, 목이 매어 울컥하고,)(눈물을 떨어트리며 입술을 깨문다.)봄은..찾아오겠지만...당신의 겨울은 끝나겠지만..에쉔바흐:(차마 입을 열지 못한다.)(혹여라도, 이렇게 잠들어버린 그가 들을 까봐,)(내 목소리를 들어버릴까봐, 그 말을 끝내 내뱉지 못한다.)(나의 겨울은 이제 시작되었다고.)당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줄게. 내가 줄..수... 있는거라면... 모두.(그게 내가 원하는 유일한 소망이야.)오르간 앞에 앉아 고요하게 눈을 감은 로렌츠를 건드려보면, 반응은 없습니다. 그저 고개가 옆으로 툭, 떨구어질 뿐입니다.그러면 드는 직감이 있는 것입니다.죽었구나…끝났구나…….한 때 당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한 때 당신을 죽인 사람.에쉔바흐:(이 겨울이 끝나면, 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눈이 그친다면..)(꽃이 피고, 곧 세상은 초록으로 물들 것이다.)(하지만..)(자신의 세상에는 .. 오로지 영원한 겨울만이 계속될 것이다.)(그것이, 그것만이)(이 영원한 겨울을 끌어안고 있을 나의 속죄이자 구원이다.)에쉔바흐:(당신에게는 봄을, 나에게는 겨울을.)(.. 그것으로, 당신이 행복하다면.)(그것만으로 당신이 행복하다면.)(그걸로 나도 이 사무치는 추위를 참을 수 있으니까.)(그게 내가 바라는 전부니까.)에쉔바흐 는 식어가는 로렌츠의 이마를 어루만지며, 아직은 따듯한 온기를 느낀다.에쉔바흐:(겨울은 기니까. 이 추위와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당신의 체온을 조금이나마, 아주 조금이라도 더, 내가 잊기 전까지 기억할 수 있도록.)태양계에 가설로만 남은 행성이 있다 합니다. 존재하지 않으나 사람들이 믿었던 행성. 벌칸.존재하지 않는 행성에 존재하는 없는 기도문.기도를 합시다.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자비를 베푸소서.END 2. 벌칸의 기도문.'시나리오 백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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